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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관위에서 보니 이 시각 현재 개표율이 99.99%군요.
유독 인천만 99.66%로 나오는데, 뭔가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쨌든, 2.3%의 우세로 노무현이 당선이 공식 확인되었습니다.
노무현도 잘 알 것입니다. 잔치는 몇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이 나라의 정치와 사회가 좀 진전할만 하면 다시 퇴보하고 하면서, 결과적으로 10여년 전보다 지금이
실상 나아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또 많은 부분에서 오히려 퇴보했습니다. 노무현도 잘 알 것입니다.
시급하거나 너무나 중요한 처리할 문제가 너무도 많습니다. 아래에서도 썼다시피 지역감정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하는 것을 필두로, 미-북 관계 문제, 침체로 접어드는 경제 문제,
통합21과 정몽준 문제, 민주당 내의 반개혁/부패 세력 문제, 교육 문제, 집값 상승 문제,
독재적 언론 문제, 실업률 문제, 저소득층과 장애인 문제...
그간 노무현이 공약으로 걸었던 것들은 모두 반드시 추진되어야 하는 것들입니다.
노무현도 잘 알 것입니다. 5년이 너무 짧습니다. 그에게 잔치는 몇시간으로 족합니다.
제가 아는 노무현이라면, 당장 내일부터 큰것이든 작은 것이든 바로 추진을 시작할 것입니다.
그것이 언론에 알려지든 그렇지 않든 말입니다.
본격적인 시련은 이제 시작입니다. 노무현에게도, 우리 국민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사회의 변화가 긍정적인 개혁이든, 혹은 반대로 부정적인 개악이든,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면 반드시
거기서 변화의 주도 세력이 원하지 않는 부작용 혹은 어부지리가 생깁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누군가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일이 전혀 없을 수 없습니다. 그만큼 노무현의 행보는 더 조심스러워져야
합니다.
한나라당이 부패정당이라고 욕을 해도 당장 한나라당 없이 국정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민주당내의 척결해야 할 부패 정치꾼들도 내일 당장 목을 날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노무현은 반드시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노무현이 포청천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국민들이 마음을 열면 납득할 수 있는 정도까지는 하리라고 믿습니다.
어제까지 노무현은 지지자들의 후보였습니다만, 이제 노무현은 전 국민의 대통령입니다.
투표에서 지지했든 반대했든 그 누구라도 부둥켜안아야 합니다. 이제 모든 국민들의 힘을 모아서
국민 통합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 나라의 운영이 영화라면, 노무현은 감독일 뿐
우리 모두가 스탭이자 배우입니다. 어제까지 다른 후보를 지지하고 노무현을 비난했던 사람이라도
결과를 열린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건설에 동참해야 합니다. 주위에 끝끝내
그렇지 못한 좀 못난 사람이 있다면, 좀 열린 사람이 끌어주어야 합니다.
노무현이 당선되었다고 노무현의 나라가 아닙니다. 이회창이 당선되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라의 주인은 우리입니다. 노무현도 이 나라의 4천6백만 중의 한명으로서의 주권만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투표로 영화감독을 뽑았고, 투표하면서 그 투표에 깨끗이 승복하자고 약속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노무현은 당내 기반이 취약합니다. 노무현을 심정적으로 지지하면서도 바로 이점 때문에
노무현을 찍지 않은 사람이 적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제 당선자의 신분이니까 그에게 아부성으로
접근하는 사람은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노무현이 그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는 칼을 들 때, 그를
진심으로 지지해줄 정치인은 민주당 내에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노무현이 가진 유일한 힘은 국민의 지지입니다. 그리고 그가 초심을 잃는다면 그를 제자리로 돌려
놓을 수 있는 힘을 가진 것도 국민입니다. 노무현도 스스로 바랄 거라고 믿습니다.
국민들이 끊임없이 그를 감시해서, 잘 할때는 격려하고, 잘못할 때는 사정없이 질책해야 할 겁니다.
저는 성품이 반골인지 질책에 소질이 있나봅니다. 현직 김대통령에게도 몇차례 메일 등을 보냈습니다.
노무현에게도 따끔한 말을 수시로 할 겁니다. 김대통령보다 더 믿었던 만큼, 더욱 따끔하게 말할
겁니다. 그리고 물론 그의 행보가 너무나 감탄스러울 때 칭찬도 보낼 겁니다.
이제 잔치는 끝났습니다. 잔치는 몇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모든 사람의 시련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저는 다가올 시련이, 이 나라가 제대로 다시 서기 위한 산고임을 믿습니다.
국민으로서 이나라의 새 건설에 고통과 환희를 계속 같이 해나갑시다.
만 하루가 약간 넘는 시간동안 정치 발언으로 자유게시판을 무차별 도배했습니다.
그러지 않겠다고 혼자 수차례 다짐했던 만큼, 어제의 정몽준 폭탄이 아니었으면 지켰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직 어린지 울분을 삼키지 못하고 토해내어 이런 난장판을 만들었네요.
다시 한번 눈쌀을 찌푸렸을 많은 회원분들에게 죄송합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이 난장판을 함께 즐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갑시다!
선거 결과의 즐거움만큼, 안타까움만큼, 그 달고 쓴 감정은 당장은 숨겨두고, 노무현에게 힘이
필요할 때나 혹은 따끔한 충고가 필요할 때에 꺼내어 줍시다.
제가 반대했던 이회창이 당선되었더라도 제가 이런 구질구질한 글을 썼을까요?
글쎄, 그리 자신은 없습니다만.. 이렇게 길지는 않았겠지만, 비슷한 내용의 글을 썼을 거 같네요.
어쨌든, 노무현을 지지했던 저는 지금 정말 저 개인의 어떤 경험보다도 더없이 행복합니다.
그러면 다른 후보(특히 접전을 벌였던 이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은 행복하지 않으신지요.
얼마후 노무현이 약속했던 제길을 가는 것을 보기 전에, 그 전에 노무현을 믿어보십시오.
사는 것이 더없이 따뜻하고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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